벌써 21살이 된 후 3개월이 경과하였다.
생각해보면 작년부터 성인이라서 할 수 있는 컨텐츠를 많이 해금해본 것 같다.
- 술도 마셔봤고, 담배도 피워봤다.
- 대선 투표 해봤다. 소중한 한표.
- 10시 이후 노래방, PC방에 출입해봤다.
- 찜질방과 만화카페에서 밤을 새워봤다.
- 우울증으로 정신과도 가봤다.
사연을 설명하자면 할 수 있는데, 나열해놓고 보니 적당히 방탕하고 평범한 사회인으로 거듭난 것 같아서 기분이 이상하다. 즐길건 잘 즐기고 있나 싶기도 하고. 으음.. 아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있다. 그래도 이것저것 해보면서 내가 뭘 원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더 넓은 축으로 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원래 인생에 다 다양한 측면과 이유들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안그래도 요즘 AI네 뭐네 얘기도 많고, 난 심지어 한창 열심히 해야할 때인데. 스스로의 이런 인간적인 내용 때문에 흔들린다는 건 내게 나약한 면이 있다는 증거라 생각한다. 애초에 내 맷집의 한계는 내가 거스를 순 없는 부분이 있다. 난 대부분의 시간을 약점 없는 척.. 하는 캐릭터로 살아와서 더 힘들게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지금까지는 이 블로그에 건설적이고 목표 지향적인 얘기만 써온듯 해서, 이런 얘기를 한 번은 써보고 싶었다.
그래도 회사는 잘 다니고 있다. 누가 볼 땐 아닐 수 있어도 내 생각엔 내 장점과 맞물려 재밌는 부분이 있고, 새로운 일도 많이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확실히 아무것도 모르던 작년보다 회사 구조에 대한 불만과 의심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난 결과 없이 낙관적인 어떤 부분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성격에 가까운듯 하다. 그래도 그게 전혀 의미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원래는 회사에 내 모든 시간을 올인하는게 맞다고 생각했었는데, 단일 목적에 의존하며 사는 건 달성에 대한 기대가 흔들릴 때 정신적 타격이 너무 큰 듯 했다. 사실 아직 불안하고 어렵다. 회사에서의 나도, 회사에서 만드는 서비스 자체도. 하루하루가 괜찮은 기분이라고 해서 정말 괜찮은 미래를 생각해도 되는가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든다. 열심히 한다고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다. 잘 해야하는거지.
역시 돈 버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팀을 이끄는 분들은 더 힘드시겠지 싶다. 그래도 장기적인 기여를 위해선 어느정도의 의존성 분리는 필요한걸까 싶다. 지금의 내가 살기 위한 이기적인 선택을 조금은 하고 있는 것 같다. 한 걸음 떨어져서 생각할 수 있게 되는데는 친구의 도움이 있었다.
회사에 다 바치는 것도 아니라면, 나만의 목적이 없는 상태를 견디는 게 또 힘들어서 본격 독학사 준비를 하고 있다. 사이버대나 방통대는 과제나 중간, 기말 계속 신경쓰는게 너무 스트레스일 것 같았다. 하지만 1차 시험 접수 기간을 놓쳐서, 1차는 사이버대 기간제 + 자격증으로 학점은행제 점수를 채워 스킵하려 한다.
결국 등록하게된 사이버대는 이제 개강 3주차에 접어들고 있다. 대부분 재밌어보이는 3, 4학년 강의 위주로 18학점을 신청했더니 앞으로의 한 학기가 쉽지만은 않겠다는 빠른 예감이 든다. 아직 독학사 2, 3, 4차 시험은 준비 방법에 감이 잘 안오는데, 좀 맞아보면서 이겨내야할 것 같다. 올해 안에 학위 취득이 목표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론 시행착오 포함해 2년 보고 있다.
심심해서 한능검(3급 합격했다)과 토익(점수 많이 떨어졌다)도 봤다. 한능검은 독학사 1, 4단계 시험에 참고할 목적이었다. 1단계는 못봤지만. 고등학교 때 등급 가장 낮은게 한국사였기에 걱정이 많았다. 7일의 기적 최태성 선생님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번에 침투부 나오셔서 정말 반가웠다. 전 시험 난이도가 어려웠어서 그렇지 다음에 보면 1급 가능할 것 같다. 진짜다.
그리고 머리를 좀 활성화시키기 위한 루틴으로, 백준 문제를 하루 하나씩 풀고 있다. 다시 체감해봐도 내 solved.ac 티어는 확실히 과분하다. 그래도 천천히 재활 중이다.
뭐라도 하면서 버텨보고 싶다. 버텨보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술, 담배, 마약 그런거 말고 내면의 힘을 원천으로 하는 뒷심으로 버티고 싶다.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다면 본업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좀 다른 길로 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