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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완벽주의자

나는 엄청나게 완벽한 결과를 달성하고자 하는 강박이 있는 건 아니라 완벽주의자랑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었는데, 회사에서 인턴으로 있으면서 완벽에 가까운 좋은 결과를 추구하는 마음 때문에 어려워지는 부분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공감하고 성찰하면서 읽을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완벽하게 완벽주의자라는 생각은 여전히 들지 않았다. 그래서 막상 책의 핵심적인 부분인 ‘네 명의 완벽주의자’ 특성에 대해 분석하고 설명하는 부분은 오글거려서 몰입하지 못했다.

책을 읽은 후 생각해봐도 근본적으로 좋은 결과를 추구하는 성향은 (누구나 그렇겠지만) 버릴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고, 그걸 상황에 맞게 활용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앞으로 익혀나가야 할 것 같다.

책에서 완벽주의자의 부정적인 면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을 몇 가지 메모해놓았는데 나도 모르게 이런 부정적인 방향으로 더 깊게 빠지지 않도록 유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불행한 완벽주의자는 목표를 달성했을 때 기뻐하기는 커녕 오히려 자신이 목표를 너무 낮게 잡은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다음에는 목표를 더욱더 상향조정한다고 한다. 이런 연쇄적 행동은 결과적으로 실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우울을 경험하는 것은 필연이 된다.
  • 실수할까봐 두려워서 질문하는 것을 꺼리게 되고 다른 사람과 협업할 때도 일 처리가 늦어진다. 서식을 하나로 합칠지 아니면 따로 할지 고민하다가 1시간째 모니터만 보고 있다. 결과가 안 좋을까봐 걱정하면서 자꾸 할 일을 미루게 된다. 정작 일을 마치면 성과물은 좋은 편인데도, 주변에서 힐난하는 말을 듣거나 경고를 받으면 그냥 손을 놓아버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 똑똑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정보 검색을 최대한 많이 한다. 단, 한번에 멋진 보고서를 쓰려고 하니 업무 처리 속도가 늦어진다.
  • 완벽주의자 또한 수면 위의 백조처럼 우아하고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꼼꼼하게 진행하다 보니, 한번 일을 시작하면 시간이 물처럼 흘러간다. 시간을 많이 들여서라도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처음에는 주말이고 밤이고 가리지 않고 일을 하지만 어느 순간 기한을 어기고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 수행기대가 높으면 우리 몸은 전투태세로 돌입한다. 일종의 불안 프로그램이 작동하게 되는 것인데, 잘하려다 보니 스스로의 행동을 모두 검열하고, 실수를 예방하기 위한 한전행동을 하게 된다. 보고 또 보고, 반복해서 확인하는 것도 일종의 안전행동에 해당한다. 이런 사전 예방 활동이 많아질수록, 할 일이 많아지고 일에 질리게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더 미루게 된다.
  • 실수할까봐 심하게 압박감을 느끼고, 무리를 해서라도 기준에 맞는 수준이 될 때까지 작업을 계속한다. 작은 일도 대충하는 법이 없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크고 늘 피곤하다.

더 유익하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을 것 같아서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