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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소설

총 12개의 글이 있습니다.
면도날
소설
미국인임에도 프랑스 사교계에 진출해 부를 축적한 엘리엇, 그의 동생 루이자와 그녀의 딸 이사벨, 이사벨의 약혼자 래리. 작가로 유명한 런던 출신의 저자 본인은 엘리엇과의 친분으로 그 가족들의 소식을 전해듣는다. 자신의 영혼에 무엇이 부족한지 고민하고, 자기 삶의 목적을 찾기 위해 떠도는 래리와 자신만의 인생의 목표대로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이다. 인생의 의미를 찾아 방황하는 래리의 초연한 모습. 비범하다고 할 수 있을까. 사회적 규범에 따라, 태어난 나라, 사회, 가족의 분위기에 따라 적당히 사는 것과는 완전히 정반대의 선택을 하는 인물이지만 그렇게 멋있고 고귀하게만 보이진 않는 것 같다. 내 열등감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라면, 그럴 수 있다. 솔직하게, 애초에 얼마나 숭고한 여정을 했다
고래
소설
부단히 타자를 향하는 리비도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삶과 죽음의 경계까지도 초월하여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회귀하는 노파와 금복의 이야기는 다분히 초역사적이며 차라리 알레고리에 가깝다. 수십 년에 걸친 그녀들의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자유자재로 서술하는 달변 역시 다분히 구술적이다. 천명관 작가 고래의 문학동네 판본에는 해설이 함께 실려있다. 해당 해설 중에 있는 위 구절이 고래라는 소설을 설명하는 제일 간결하고 확실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타자에 대한 리비도 때문에 여러 사건을 겪은 후 금복은 그로부터 벗어나 스스로의 사업에 집중하며 남성성을 지니게 되고, 결국 좋지 못한 결말을 맞는다. 그리고 금복 이후의 이야기를 잇는 금복의 딸 춘희는, 자신의 '사업'에 집중하는 금복과 다르게 내면에 몰입하고 스
삼국지
소설
2024년 4월 회고에서도 언급했듯 올해 상반기에 이문열 평역 삼국지를 읽었다. 침착맨 애청자여서 관심을 가지고 있기도 했고, 삼국지에 관련된 비유나 글을 보면서 언젠간 삼국지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마침 시간이 나서 천천히 읽어보았다. 삼국지의 흐름을 보면서 모순적이기도 하고 합리적이기도 한 각 군주, 장수들의 선택과 이야기를 따라가는 게 재밌었다. 나는 우리나라에 평범하게 거주하는 시민 중 하나이지만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나라와 세력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앞장서서 고민하고 싸운다. 고민과 야망의 범위가 나와는 다르지만, 여러 측면의 상황을 보면 각 인물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다. 그런 점이 삼국지가
노르웨이의 숲
소설
와타나베는 고등학교 시절 친한 친구 기즈키, 그의 여자 친구 나오코와 언제나 함께였다. 잘 어울리는 친구들끼리의 행복한 시간은 기즈키의 갑작스러운 자살로 끝나 버리고 만다. 열아홉 살이 된 와타나베는 도쿄의 한 사립 대학에 진학하여 슬픈 기억이 남은 고향을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오코 역시 도쿄로 올라와 둘은 슬픔을 공유한 사이만 알 수 있는 특별한 연민과 애정을 나눈다. 하지만 한동안 연락을 끊고 지내던 어느 날, 나오코는 자신이 요양원에 들어가 있다는 편지를 보내고, 와타나베는 요양원으로 그녀를 찾아가면서 비로소 자신의 감정이 사랑임을 확신하게 된다. 한편 그는 나오코를 사랑하면서도 같은 대학에서 만난 미도리에게도 애정을 느끼게 된다.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처럼 이 작품에는 소중한 무언가를
황야의 이리
소설
자신을 '황야의 이리'라고 생각하는 하리 할러라는 인물의 체험을 담은 소설이다. 수기에 따르면 그의 내면에서는 '이리'와 '인간'이 서로 반목하는데, '인간'의 정신적인 관심, 윤리적·미학적 이상들, 고상한 삶과 시민적 삶의 방식을 고의 속에 있는 '이리'는 가식적이고 무의미한 것이라고 낙인찍고 인간을 경멸한다. 반대로 그의 속에 있는 '인간'은 길들여지지 않고 인간을 경명하며 공동체에서의 삶, 예술과 문화에의 참여를 거부하는 거친 이리의 야성을 비난한다. 하리 할러는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와 사회에서 낯선 감정을 느끼며 고독한 방황을 하는 자신을 '황야의 이리'라고 부른다. 현대 문명과 기술의 발전에 혐오를 느끼는 그는 시민 사회의 아웃사이더로 살면서 시민 계층의 평온과 안정을 동경하면서도 만족감과
구토
소설
'구토'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본인이 '쓸데없는 존재로서 실존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존재에 대하여 고찰하는 주인공의 여정이다. 주인공은 모든 존재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깊은 절망감에 사로잡히게 되고 그 감정을 구토감으로써 느끼게 되며, 그 과정에서의 다양한 생각과 심리 변화들이 아주 상세하게 표현되어있다. 이 '구토'라는 작품은 사르트르가 가지고 있던 실존주의 철학과 사상이 문학으로 형상화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의 스토리는 주인공이 떠올리는 철학적 질문과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문학이라기보다는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책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주인공인 로캉탱이 안니를 만나 대화하는 부분이었다. 로
말테의 수기
소설
말테의 수기는 고독하고 낭만적인 시인 릴케가 남긴 유일한 소설로 1902년 '로댕 연구' 라는 로댕의 전기 작업을 위해 파리로 간 뒤 화려한 도시 이면에 도사린 파리에서 받은 암울인상과 고독한 인상과 고독한 일상을 글로 옮겨낸 것이다. 파리의 풍경, 유년시절의 회상, 내면의 불안과 동요, 자기성찰, 신앙과 종교, 질변과 빈곤, 편지와 시, 역사와 예술 등 끝없이 이어지는 주제들을 담고있고, 문체는 독백에 가까운 일기 형식을 띤다. 브리게의 생각은 끝없이 이어진다. 또한 문체와 내용은 어둡고 암울하다. 책의 전반부에서부터 계속해서 죽음과 병원, 질병, 고통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브리게는 "사람이 세상에 나오면 다 짜여진 하나의 삶을 찾아 기성복처럼 그것을 걸치기만 하면 된다"며 인생을 무의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소설
주인공인 베르테르는 알베르트라는 약혼자가 있는 로테에게 사랑에 빠졌다. 베르테르는 로테에게 계속해서 다가가려고 하지만 로테는 베르테르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었고 로테의 사랑을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느낀 베르테르는 그녀를 잊으려 노력한다. 그러나 그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다시 로테를 만나러 돌아갔다. 그 후로 로테의 남편인 알베르트에게 느끼는 질투가 점점 커지고, 로테가 자신 때문에 동요하는 것을 느끼자 참을 수 없는 괴로움에 결국 자살을 선택하게 되었다. 알베르트는 감정적인 사람이었다. 주변 상황에 예민하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상황을 판단하여 행동하지 못하고, 감정에 따른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특히 후반에서의 알베르트는 오직 로테밖에 모르는 사람인 것처럼 그녀에게 매달린다. 로테도
수레바퀴 아래서
소설
한스는 작은 마을에서 공부를 가장 잘하는 아이였다. 힘든 준비를 거쳐 경쟁이 치열한 신학교 시험에도 차석으로 합격했고, 그곳에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해나갔다. 하지만 하일러라는 친구를 만난 후, 그 친구와 시간을 보내느라 공부량이 줄어들었고, 진도를 따라가지 못해 힘들어하다 학교를 그만뒀다. 마을에서 기계공으로 취업하며 생활하려 했지만 고된 노동과 정신적 갈등속에 일주일을 보낸 후 술에 취해 물에 빠져 죽는다. 한스는 공부를 싫어하지 않았다. 아버지와 교장의 강요에 압박받았던 건 사실이지만, 그도 뭔가를 배우고 탐구해나가는 재미를 분명히 느꼈다. 그리고 본인을 칭찬해주는 말에 몰래 자부심을 가지기도 했으며, 스스로 더 잘하려는 욕심도 조금 있었다. 그래서 그는 학업에 적극적으로 임했고, 신학교에 입학
인간실격
소설
인간실격은 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닌 삶을 살아가는, 인간으로서의 자격을 실격당한 요조의 이야기이다. 요조는 서로 속고 속이며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그들의 위선을 경멸한다. 하지만 그는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익살꾼을 연기한다. 익살꾼으로 살아가는 요조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재미있는 아이'라는 평판을 받을 정도로 능숙했다. 그러한 연기에 재능이 있었던 요조지만 사람을 완벽히 속이지는 못했고, 때론 가면을 벗고 다른사람에게 진심을 터놓기도 했다. 하지만 요조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요조의 진정한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요조는 마음의 문을 더 굳게 잠근 채로 불건전한 것들에 의지하게 되었다. 유쾌한 척을 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다가 결국에는 붕
데미안
소설
평화로운 가정 속, 밝은 세계에서 살던 싱클레어는 우연한 계기로 어두운 세계에 물들어버린다. 하지만 그는 데미안이라는 사람을 만나면서 그 두 세계가 마냥 구분된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타협을 봐야 하는 복합적인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운명을 방황하며 찾아간다. 이 작품에서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고민에 실마리를 제공해 주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는 거의 우상과 같은 인물이다. 싱클레어가 크로머 때문에 곤경에 처했을 때도 그걸 알아채서 도와주기도 하고, 엄청난 고뇌에 빠져있는 그에게 마침 딱 적절하게 나타나서 의미심장한 (그러면서도 핵심을 꿰뚫는) 말을 남기고 가기도 하는 등, 싱클레어의 삶을 정말 말 그대로 '구원'해주기 위해서 나타난 것만 같다. 싱클레어가 평화로움이 보장되는 작은 세상에서
멋진 신세계
소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과학 문명이 발달한 가상의 새로운 미래 세계를 다룬 소설이다. 멋진 신세계에서는 모든 아이들이 나라의 통제 하에 각자 다른 역할과 계급을 할당받고, 맞는 역할에 따라 살 수 있도록 고의적인 결함이 있는 상태로 양산된다. 또한 국가시설에서 양육되어 계급에 따른 각종 세뇌와 암시교육을 받으며 사회에서의 훌륭한 부품으로 자랄 수 있도록 길러진다. 멋진 신세계에서 살아가는 문명인이 느끼는 행복은 그 사람이 맡은 사회적 역할에 따라 무의식적으로 교육받은 것이거나, 소마라고 불리는 일종의 마약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소마를 배급받고, 고독하거나 우울하다는 감정이 들때마다 소마를 복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멋진 신세계의 사람들은 불행하다는 감정을 거의 느끼지